사업을 할 때, 고객에게 재공할 상품이나 서비스가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라면, 기본적으로 제품에 해당하는 패키징이 필요하다. 그러하니, 대표님들은 자연스레 패키지디자인 의뢰를 디자이너에게 맡기게 된다.
패키지디자인 경력 햇수로 4년차(2023년 기준)로 패키지디자인 의뢰하러 온 여러 대표님들을 디자이너로써 적잖게 봐왔다. 이런 패키징 의뢰하는 것에 있어서도 의뢰하는 유형이 어느정도 있다. 그동안 크게는 아래 3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었다.
-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 스타일 / 방향성을 정말 디테일하게 정리해서 주는 경우
- 디자이너에게 가능한 잘해달라고 / 전적으로 / 알아서해달라고 맡기는 경우
-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이 뭔지를 본인이 모르는 경우
(_물론 여기 언급한 것 외에도 충분이 더 있다. 제품만 정해지고, 제품명이나 사양 같은 것도 정해지지 않았는데도 일단 의뢰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막연히 디자이너에게 미리 알려주는 건, 거의 의미가 없다. 미리 시장조사를 해본다고 하더라도, 너무 범위가 넓을 뿐더러, 추후 정해진 내용을 디자이너가 전달 받는다고 해도, 또 그 제시받은 자료에 맞게 시장조사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로써 이 3가지 모두 간단하고 쉬운 작업은 없고, 디자이너는 어떤 경우든 모두 책임감을 가지고 각 상황에 맞는 솔루션을 제시해줄 수 있어야한다.
위에 언급한 3가지 경우에서 뭐가 더 좋고, 나쁘다!라고 하려는 것이 아니다. 디자이너에게 이 3가지 중 어떤 상황이 왔을 때라도 작업에 수월한 점도, 어려운 점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3가지, 그리고 그 이상의 의뢰 스타일을 경험하면서 제품 패키징을 의뢰하는 대표님들, 혹은 담당자 분들이 디자이너에게 반드시! 최소! 이 정도는 전달해줘야하는 정보에 대해 꼭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아래 언급할 이 최소한의 정보도 전달을 안해주시는 분들이 계시고, 이렇게 되면 디자인 시안작업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의뢰하는 담당자 분이 제품 패키지 디자인하는데 있어서, 어떤 요소들이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하는지를 모를 수도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다른 회사에서 의뢰받은 제품 패키지디자인한 것도 내 자식 같은데, 그 회사 소속 사람들은 오죽할까? 디자인 의뢰 비용이 한두푼 하는 것도 아닌데, 좀더 그 제품을 위한 옷을 잘 입혀주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어떤 제품인지?
이건 당연해서 말할 것도 없지만, 일단 자세할 수록, 정보가 더 많을수록 좋다. 제품 소개서(카달로그, PDF,,)가 있으면 그걸 아예 의뢰할 때 디자이너에게 넘기자. 이 자료도 있으면, 이걸 담당자가 직접 설명을 해주는게 베스트고, 그게 어렵다면 자료를 넘기는 것만으로도 디자이너는 훨씬 수월하게 제품 파악을 할 수 있다. 디자인 좀 해본 디자이너들이라면 그 자료만으로도 제품을 잘 인지하고 찰떡같이 센스있게 어느정도 윤곽을 잡아 잘 만들 수 있다.(_디자이너들은 턱없이 부족한 정보로도 디자인을 해야하는 상황들을 겪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럴듯한 제품소개서가 없다면, 추후 인터넷에 올리려고 기획한(생각해놓은) 제품 상세페이지 내용이라도 좋다.
제품 가격대는 얼마나 되나?
화장품 '크림'을 제품 예시로 들어보자. 크림만 해도, 다이소부터 로드샵, 백화점에 입점하는 크림 가격이 크게 차이난다. 그리고 그만큼 포장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다이소에 입점하는 크림인데, 백화점에 들어가는 명품 크림의 패키지디자인과 같은 사양을 적용한다? 다이소 입점하기 위한 단가가 맞지도 않을 뿐더러, 가성비 컨셉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다른 컨셉이나, 자세한 것들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 일단 완제품 출시했을 때 어떤 가격으로 책정할 것인지라도 최소한 디자이너에게 전달하자. 그 가격대만 알려주더라도, 경험있는 디자이너들은 '아, 대충 어떤 스타일, 어떤 브랜드들과 같은 제품을 출시하려고 하는구나'하고 이해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여러 스타일의 시안을 뽑아내는데 좋은 참고가 된다.
타겟 연령대? / 성별?
타겟 성별, 물론 중요하다. 그리고 연령대는 더 중요하다. 이 연령대 범위를 정해주지 않으면, 젊은 여성을 위한 제품인데, 중년이 사용할 것 같은 제품 패키징이 나올 수도 있다. 일정 급하다고 하고, 정보를 주지 않으면 디자이너가 일단 이렇게 시안 다 잡아놓고, 나중가서 '이 느낌 아닌데요'하는 얘기 반드시 나오기 십상이다. 이건 디자이너가 일을 번거롭게 느끼는 건 둘째치고, 제품 출시에 앞두고 생기는 시간낭비, 인력낭비다. 그리고 시간 아낀다고 미리 의뢰한건데, 이런 요인으로 인해 일을 다시하는 건 시간을 아끼는게 아닌게 된다.(_이거 안 알려주는 곳들 은근 있음)
제품의 컨셉 / 분위기?
제품 컨셉, 혹은 브랜드 컨셉을 알아야 그 분위기에 맞게 시안 제작에 들어갈 수 있다. 패키징은 제품을 보호하는 것에만 용도가 있지 않다. 의사는 의사 가운을 입고, 판사는 판사 가운을 입고 그에 맞는 옷을 입음으로써 어떤 사람인지 객관적으로 한눈에 알아볼 수가 있다. 이같이, 패키징도 제품을 보호하는 동시에, 어떤 제품인지, 브랜드인지를 보여주는 옷과 같다. 그리고 제품 생산되고 포장되면 끝이 아니라, 사진 촬영도 해아하고, 상세페이지에도 제품사진을 연출해서 올려야한다. 이 제품의 컨셉이 애초에 정해지지 않으면, 완제품이 나오더라도 그 다음 단계에서 우왕좌왕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제품을 만들 때는, 역산해야한다. 제품을 만들고 나서 촬영, 상세페이지,, 이런 것들을 생각하는게 아니다. 초반부터, 제품 출시하게 되면, 어떤 식으로 sns에 카피, 가치관을 전달할 것인지, 상세페이지에서 어떤 분위기로 어필할 것인지, 그걸 위해 사진을 또 어떻게 찍을 것인지, 그와 어울리기 위해 지금 만드는 제품의 패키징이 어때야 할 것인지. 이런 식으로 접근해야한다.
아.. 이런 거창한 컨셉을 어떻게 처음부터 정하냐 이런 분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정확한 컨셉이 아직 뾰족하게 정해지지 않았고,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타사 브랜드들을 찾아보자. 그리고 최소 '대략 이런 정도의 분위기, 철학의 브랜드' 느낌을 우리 브랜드도 가졌으면 좋겠다. 하는 타겟을 잡자. 그리고 디자이너에게 이 브랜드 후보들과 사진자료들을 넘기면서 추가로 이렇게 요청하자. '이 브랜드의 이런 분위기로 제품 느낌을 가져가고 싶다. 그러면서도 차별성 있게 작업을 해주시면 좋겠다~'라고 하면 이 역시 디자이너들이 찰떡같이 알아채고 차별성 있게 변화를 주어 디자인해줄 것이다.
제품명 / 제품의 효과 / 특징?
제품명은 당연히 보내줘야하는거고,,(그런데 이것도 안 보내주는 곳들이 있다. 나중에 진짜 제품명으로 수정한다고 하더라도, 임의의 제품명이라도 붙여주는 걸 권한다)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이다. 삶에 도움, 보탬이 되지 않는다면 도구를 쓸 이유가 없다. 그리고 제품도 그 도구의 하나다. 사람이 고안한 도구.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제품의 효과, 특징'을 잘 정리해서 디자이너에게 보내주자. 이 제품의 효과, 효능, 특징만 알아도 디자이너가 연출할 수 있는 실용적 레이아웃이 훨씬 많아진다.
이게 없는 경우는, 타사 동종 제품의 문안을 레이아웃 보는 용도로 임의로 넣어본다. 그렇지만 거의 의미가 없다. 내가 제품에서 강조하고 싶은 문안이 아니라, 타사 제품에서 강조하고 싶은 내용과 같으니까. '제품력이 중요하고 디자인은 적당히하면 되지'하는 생각으로 만든 제품의 패키징이 제일 위험하다. 소비자들이 봤을 때, 인지도 잘 안되고, 인지가 안되니 기억도 잘 안되는 디자인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패키징에 얼마 정도를 예산으로 사용할건지?
이거 매우 중요하다. 초반에 대표님들 혹은 담당자 분이 의뢰할 때, '우리도 이런 사양으로 패키지하고 싶어요'하고 아예 타겟 제품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샘플도 다 만들어보고나서, 앗 우리 예산에서 이렇게 생산하기 어려운데,, 이런얘기 꼭 나온다. 의뢰할 때 초반에 빼놓은 예산을 언급하자. 그리고 필요에 따라 더 플러스, 마이너스 할 수 있다고. 예산을 정확히 얘기해야, 본인이 원하는 패키징의 사양이 고가라고 하더라도, 대안의 사양을 디자이너들이 제시해줄 수 있다.
그리고 패키지디자인이 돈을 쓰면 확실히 고급스러움이 있지만, 예산이 너무나 없다고 염려부터 먼저하지 않았으면 한다. 처음부터 예산을 제시하면, 또 패키지디자이너들은 그 안에서 좋아보일 수 있도록 고민하며 디자인을 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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